소중한 순간/퍼스에 살어리랏다

쿼카섬 로트네스트 아일랜드를 가다

5eadme 2018. 3. 27. 16:56

 

2016. 10. 13. 23:50

 

어제는 '로트네스트 아일랜드'에 다녀왔다.

쿼카셀피로 유명해진 캥거루과(科) 동물의 지구상 하나 남은 서식지다.

 

화요일 당일치기의 경우 왕복 페리요금을 반값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이 있어서 지난주 예매했다.

유지관리 차량과 투어버스를 제외하고는 일체 차량의 통행이 금지된 곳이라 흔히 자전거를 타고 둘러본다.

 

쿼카는 야행성이라 많이 만나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이미 인간의 손길에 익숙한지 잠도 안자고 먹이 찾아 어슬렁거리는 녀석들이 상점 근처에서 통통거린다. 조그마한 앞발로 땅을 붙잡고 두 뒷다리를 한번에 앞으로 던지며 걷고 뛰는 폼이 눈에 새로워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라는 홍보문구처럼 항상 웃고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본래 입꼬리가 올라간 꼴을 하고있어 그리 보일 뿐 실제 웃는 것은 아니다. 조금 아쉽지만 그 웃는 얼굴상이 사람을 참 기분 좋게 해주어서 함께 사진 찍는 재미가 있다. 카메라도 쳐다 볼 줄 아는 제법 머리가 굴러가는 동물이다.

익히 들었던 소문처럼 바다는 맑고 섬은 고요하며 내륙은 퍽 신비하다.

바다와 큰 호수를 함께 가지고 있는 섬의 생태가 제주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롯지에서 숙박을 하며 BBQ도 해먹고 쏟아지는 별을 감상하며 하루는 마감하는 것이 섬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하니 다가오는 여름에는 스노쿨링 장비까지 짐을 바리바리 챙겨와서 1박을 하면 좋겠다. 선착장 지역을 제외하면 그 어떤 편의시설(레스토랑, 카페, 상가)도 전무하니 가벼운 간식거리를 챙겨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첫배를 타고 들어가서, 마지막 배를 타고 나온 우리는 섬의 WEST END를 제외하고는 거진 전체를 둘러 보았다.


어제부터 날씨가 풀리기 시작해 오늘은 아주 뜨거웠다.

게으름 부리며 늦은 오후 세탁기를 돌렸는데 2번 가득 돌리고도 빨래가 해질녘에는 바짝 말랐다. 빨래를 접으며 푸드채널을 보았다. 뻔한 연출에 헛웃음이 튀어나왔지만 영어공부 삼아 보기에 부담이 없다. 운동 다녀왔다고 맥주를 두 캔이나 마셨더니 벌써 배가 나온 거 같아 걱정이다. 터프한 형이랑 잠깐 롤링했다고 어깨가 좀 뻐근한 저질 몸뚱이가 사실 제일 문제. 서서히 적응해갈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