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는 그 압도적인 명성에 비하면 길게 둘러 볼 만한 곳은 아닐지도 모른다.
직항도 없고, 화산 칼데라 지형은 특유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냈지만 결과적으로 그닥 여행자 친화적이지도 않다. 특히 성수기 살인적인 숙박비와 물가는 방문을 주저하게 만들기도 한다. 단, 일박을 위해 원룸 월세 이상을 내야하는 기적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모든 섬들은 각자의 매력으로 여행객을 끌어 당길 뿐 어느 것도 산토리니의 대체재나 보완재가 되지 못한다. 말도 안되는 호텔에서 말이 안나오는 뷰를 즐기며, 말도 못하게 비싼 저녁식사를 먹는 경험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인생샷을 남기고 싶은가? 오렌지빛 석양을 바라보며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탄성을 자아내는 순간을 상상하면 심장이 뛰는가? 그렇다면 산토리니로 가도 좋다. 사진은 때때로 모델보다 배경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왜 사진이 빛의 예술이라 불리는지 지중해의 깨끗한 태양아래서 셔터를 눌러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
그저 주머니가 얇은 여행자라면 극성수기를 피한 5~6월 그리고 9~10월의 방문을 추천한다. 10월 이후 산토리니의 겨울은 심한 바람과 추위로 대부분의 식당과 숙박업소들이 문을닫고 아테네나 그리스 본토로 휴가를 떠난다고 한다. 다만 춥고 스산한 산토리니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 않을까 어림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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