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19
퍼스에 도착한지 어언 2주가 다 되어간다.
지난번 자동차 경매이후 쉐어 집주인 아주머니의 따스한 배려로 퍼스에서 제일 크다는 카야드도 들러보고, 검트리로 약속 잡고 인스펙션하러 벌써 네다섯군데는 돌아다녔다. 구매하려던 차량도 널뛰기해서 [캠리 → 야리스 → 시빅 → 어코드 → 에피카 → 코롤라] 중간에는 로드트립까지 고려하여 4WD도 생각함. 지금 생각하면 너무 미련했다.
사이 일어난 일들을 몇가지만 요약하면
1. 국내워홀러분이 판매하는 차량: 차상태 연식 키로수 모두 좋으나 에어컨과 일부 외관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일단패스
2. 두바이가는 아랍아저씨: "Trust me we are Humanbeing sister bother"를 연발하는 얄딱구리한 아저씨. 검트리에 올린 누적키로수랑 실제가 완전 다름. 로그북, 점검 영수증 아무것도 없음. 그저 트러스트미... 안심하고 건너뛰라는 묘한 확신을 줌.
3. IBM다니던 인도 엘리트: 너무 일찍 도착해서 집안에서 기다림. 애기가 너무 예뻐서 마음이 풀어짐. 뒷문 심한 덴트 이외에는 차량 상태도 괜춘. 심지어 돌아가는 길에 태워줌. 자기 처음 왔을때랑 비슷해서 도와주고 싶다고 명함도 줌. 우리도 이 차 살거라 생각함.
3번 차를 사려고 마음정하고 그래도 한두푼짜리가 아니니 최종 구매는 메카닉과 동행하고자 광고글을 올려서 전문가를 섭외.
메카닉이 차량 점검을 하더니 일단 뒷바퀴 브레이크패드는 갈아야하고, 무엇보다 엔진리킹이 심하다고 알려줌ㅠ 나도 직접 봤는데 2010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리킹때문에 케이블 몇 개가 반짝반짝 빛이 남. 오마이갓 역시 전문갓! 어차피 네고 가능성은 별로 없고, 이런 저런 문제점 알려줘봐야 원하는 수준까지 안깍아줄거 같아서 나중에 연락준다하고 헤어짐. 오는길에 호주에서는 굳이 6기통 힘 좋은 세단 살 필요 없다고, 특히 홀덴차는 피하라고 이제서야 속마음 꺼내놓고 알려주심. 경제적인 차로 사기로 확정. 더이상 색깔은 고려하지 않기로 함. 이미 너무 지쳤음.
보통 워홀러들이 쓰는 2000~3000불짜리 혹은 그 이하 차들은 어차피 목숨 내놓고 타는 경우가 많아서(소위 폭탄돌리기) 고칠생각없이 타니까 속편하지만, 나는 애초에 좀 튼튼한 차를 원했고 예산도 훨씬 더 쓸 의향이 있기에 중고차 고르기가 애매했음. 그렇다고 만불까지 올라가자니 몇개월 탈 차로는 좀 부담스러움. 아무튼 메카닉의 조언을 근거로 스스로를 설득함. 메카닉 본인도 쓸만한 차를 찾다보니 한달이나 걸렸다는 말에 걱정은 좀 내려놓았지만 첫 단추 끼우기가 이토록 힘들어서야 원.
일단 한숨 돌리고 차없이라도 미뤄두었던 커피 투어를 시작하려고 리스트업 완료. 이가 없으면 항상 잇몸이지ㅠ 어차피 CBD가 대부분이니 내일부턴 시내나가서 바삐 돌아다닐 예정. 구글맵 켜서 열심히 핀찍고 주소 정리하고 준비 끝! 생각보다 많아서 거진 40개.
그동안 너무 놀고 먹고 자고에만 충실했음... 물론 그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표이지만 너무 빨리 달성해서 살 너무 쪘다.
이제 발바닥에 땀나게 돌아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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