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21. 23:10
면허를 딴 후 10년이 지날때까지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본 적이 없다.
딱히 사연이 있던것은 아닌데, 정시성을 지켜주는 대중교통(전철)을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고
생활반경과 여건상 운전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라고 쓰고 차가 없었다)
물론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차가 없어도 렌트카를 몰거나 카쉐어링을 통해서,
혹은 부모님 차를 훔쳐서라도 끌고 나간다고 하니 나는 본디 운전에는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리고 이건 여전히 유효해서 지금도 로드매니저를 고용하는 편이 좋겠다는 헛된 상상을 한다.
각설하고 십년간 미뤄오던 운전연수를 퇴사를 기념하여(?) 후다닥 시작했는데
현실적으로 운전이 꼭 필요한 상황을 앞두고 있다보니 즐겁게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오랜만이기도 하고 관심갖지 않던 분야다보니 실전에서 편안하게 쓰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투자되고 있다.
엑셀과 브레이크 위치를 네이버에 검색해서 알아볼정도였으니...
연습을 하면 할 수록, 이번 계기가 아니었다면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운전할일은 없었을거라는 확신이 든다.
운전연수, 어학준비, 서류준비, 세금처리, 핸드폰정리, 보험가입, 계좌개설 등등
생활형 이슈들의 소나기 속에서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서 매일매일 놀라움의 연속이다.
다만 계속 무언가를 하면서도 별로 진전된건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순간들이 있어 걱정이다.
회사를 안가고 쉬는 주말이 오면 사실상 '유급휴가'라는 생각에 룰루랄라 했는데
퇴사하고 나니 매일매일이 주말인 대신 '무급'이라는 생각에 그닥 흥이 나지 않는다.
이런 쪼잔하고 병신같은 쪼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수도 있지만,
솔직히 아직까진 회사를 나와서 더 행복하지도 덜 행복하지도 않다.
성격탓인지 그저 여전히 균질한 하루하루가 계속되고 있다.
별 계획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때가 오면 좀 나아질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에게는 진짜 그런 시간이 좀 필요하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까 진짜 재미없게 사는 미친놈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인데, 앞으로는 좀 재밌게 써야겠다.
"그대가 마주칠 수 있는 가장 고약한 적은 언제나 그대 자신일 것이다." - 니체
분명 학부수업때 읽었던 글일텐데 기억이 없다.
오늘 갑자기 이 문장이 비집고 들어온 것은 지금 나에게 꽤나 필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래 난 원래 좀 고약하지만 그래도, 춤추고 노래하며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