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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보다 재밌다 <레디 플레이어 원> 극장후기

특별한 장면/영화 보다

by 5eadme 2018. 3. 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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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 VR 게임

 

꿈과 모험을 다루는 최고의 스토리 텔러는 당연 '스티븐 스필버그'다.

세대에 따라서는 쫓아가기 버거울 수도 있는 SF 세계관을,

단 5분의 오프닝 시퀀스만으로 풀어내는 능수능란함은 그가 왜 영화 문법의 장인인지 다시 한 번 상기하게 한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게임에 관한 영화다.

 

건담도 나오고

킹콩도 나오고

트레이서도 나오고

춘리도 나오고

짐 레이너도 나오고.... ∞

 

당신이 비디오 게이머라면 <레고 무비>나 <주먹왕 랄프>가 보여준 캐릭터 축제의 끝판왕이 여기 있음에 환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배경이 되는 게임 '오아시스'의 제작자 할리데이(마크 라이언스)의 헝클어진 머리와 드로이안으로 그려내는 <백 투 더 퓨처>에 대한 셀프 오마쥬는 어떠한가. 영화를 사랑한다면 그 자체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이다.

 

스필버그라는 꿈의 사냥꾼은 자신만의 감성을 기본 프레임으로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 브래드 버드의 <아이언 자이언트> 등 예로 들기에도 배가 부른 영화들을 끌어들여 오아시스라는 가상세계의 퍼즐조각을 맞춰간다. 여기에 적용된 게임, 퀴즈, 영화, 공연, 회화의 장치와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는 것도 실로 즐거운 과정이지만 <레디 플레이어 원>은 단순히 대중문화의 짬뽕탕으로 끝나는 영화는 아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꿈꾸는 자에 관한 영화다. 그리고 진짜 꿈이 이루어 지는 장소는 언제나 현실이다. 상상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오아시스의 왕이 현실에서는 작은 용기를 내지 못해 평생을 후회한다는 메시지는 우리가 서 있는 땅이 어디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 혼란을 야기한 게임의 제작자가 자신의 방에 '종료' 버튼을 남겨놓았다는 사실은 옆에서 자동사냥 중인 나의 스마트폰을 부끄럽게 한다.

 

게임에는 룰이 있지만, 할리데이는 규칙을 싫어했다. 항상 전진하고 임무를 완수 해야하는 미션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때로는 뒤로 가거나 혹은 그저 주위를 빙빙 돌면서 인생을 '어드벤처(모험)'하기를 바랐다. 정작 아무런 규칙이 없는 곳은 현실이고,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문제들은 결코 현실을 벗어나는 법이 없다.

 

 

"Reality is Real"

 

 

다소 작위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관계 설정, 과감한 논리의 비약, 황당한 급전개 등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요소도 존재하지만, 모든 면에서 조금 더 설명에 충실한 원작 소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납득하며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짧은 리뷰를 남기면서 감독의 지난 필모를 살펴보니 결국 이 영화는 스필버그 자신과 세상 모든 제작자들을 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미지와의 조우>에서 시작해 <죠스>, <인디아나 존스>, <그렘린>, <E.T>를 거쳐 <쥬라기 공원>, <A.I>,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 전쟁>, <트랜스포머> 그리고 <수퍼 에이트>와 <리얼 스틸>까지... 그의 손을 거친 모든 영화를 한 데 녹여 빚어낸 마스터피스가 여기 있다. 할리데이의 입을 빌어 그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들리는 듯 하다.

 

 

"내가 만든 게임(영화)를 즐겨줘서 고마워"

 

 

이제 극장으로 달려가 스필버그가 감추어 놓은 인생의 '이스터 에그'를 찾아보자!

그것은 퍽 아름다운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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